기원전 708년. 제18회 고대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돌이나 청동으로 된 물건을 쥐고 앞을 향해 힘껏 던졌다. 무게 2~6㎏, 지름 21~34㎝ 정도의 이 물건은 원반. 원반던지기가 스포츠의 이름을 걸고 역사에 등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당시 함께 등장한 종목은 창던지기와 레슬링 등. 전쟁터에서 찌르고, 던지고, 뒤엉켜 싸우며 익혔던 전법들이 그대로 스포츠로 녹아든 것이다.
원반이 현재와 같이 지름 22㎝, 무게 2㎏ 정도(남자기준)로 표준화된 것은 1907년. 고대와 크게 변한 건 없지만 예전엔 단일 재질이었다면 현재는 나무로 만든 뒤 테두리만 쇠로 둘러싸는 점이 다르다.
2.5m 지름의 원 안에 들어가 180도 혹은 360도 회전해서 던지는 방법은 1926년 미국의 클라렌스 하우저가 고안해냈다. 선수들은 원 안에 들어가 왼발을 축으로 턴을 하면서 ‘원심력’을 이용해 강하게 던진다. 이전까지는 그냥 선 채로 돌팔매질을 하듯 팔을 몇 번 휘저은 뒤 내던지는 방법이었다.
'하우저’ 기법은 던지는 스타일에 따라 미국 선수의 이름을 따서 ‘맥 일친스’와 ‘포웰’ 두 가지로 분류된다. ‘맥 일친스’ 스타일은 양 발을 어깨너비보다 조금 넓게 벌린 뒤 회전 반경을 되도록 크게 해 원심력을 최고로 높이는 방법이다. 허리가 강하고 아담한 체격의 선수들이 주로 이용한다.
근력이 좋은 유럽 선수들에게 각광받는 스타일은 ‘포웰’로, 원은 작게 돌면서 체중을 어깨에 힘껏 싣는다. 하반신 힘이 좋고, 심폐능력이 강한 선수들에게 유리한 방법이다. 지난 86년 74.08m의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독일의 위르겐 슐트가 포웰 스타일의 애용자로 알려져 있다. 회전부터 던지기까지 이 모든 동작을 하는 데 1초가 채 안 걸린다. 원반던지기는 그만큼 폭발적인 순발력이 필요한 종목이라는 설명이다.